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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는 성체 안에 현존 최상의 흠숭으로 경배해야[가톨릭신문 201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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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08-06 조회 24,9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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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 훼손 사건’ 관련… 성체 성사에 대한 신앙인들의 자세 / 안봉환 신부

그리스도는 성체 안에 현존… 최상의 흠숭으로 경배해야

빵과 포도주는 축성 통해 성체와 성혈로 ‘실체’가 변화
충실한 신앙으로 인식 기르고 신앙인다운 자세·행동 보여야
영성체 전 스스로 성찰하고 정해진 규정 따라 받아 모셔야
성체 훼손·모독은 ‘중대 범죄’

발행일2018-07-22 [제3104호, 8면]

극단적 남성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WOMAD)에 익명의 누리꾼이 “성체를 불태웠다”는 글을 게시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주교회의는 “천주교 신앙의 핵심 교리에 맞서는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매 주일미사 때마다 가톨릭신자들은 성체를 영하지만, 성체 성사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신자들도 많다. 주교회의 홍보국장 안봉환 신부의 기고를 통해 성체 성사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

안봉환 신부는 1997년 사제품을 받은 뒤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립 성안셀모대학교에서 전례학 박사 학위를, 교황청립 라테라노대학교 아우구스티노 교부학대학원에서 교부학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거룩한 미사에 참례하는 모든 신자는 지극한 정성과 합당한 마음으로 성체를 받아 모셔야 한다.CNS 자료사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어난 성체(聖體)를 모독하고 훼손한 일은 한국 천주교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이 사건은 한 개인의 도를 넘는 일탈이라 하더라도 신자들에게 경악을 금치 못할 엄청나고 심각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는 신자들에게 지극한 공경의 대상이며 신앙의 핵심 교리이기에 성체를 훼손한 것은 그야말로 신성 모독이고 모든 신자를 모독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성체 모독과 훼손을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교회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신자들에게 이 사건이 성체 성사의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 깨닫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를 빈다. 교회의 가르침과 문헌을 통해 성체성사에 대한 신앙인들의 자세를 되새겨 보자.


■ 실체 변화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에서 제자들과 최후 만찬을 거행하면서 성체 성사를 제정하셨다(마르 14,22-24; 마태 26,26-30; 루카 22,14-20; 1코린 11,23-25 참조). 복음서와 바오로 성인이 증언하였듯이 그리고 교회의 전승에 따라 성찬례 안에서 축성된 빵과 포도주 안에 주 예수 그리스도가 참으로(vere), 실제로(realiter), 실체적으로(substantialiter) 친히 머물러 계신다고 교회는 신앙의 진리로 굳게 믿고 있다.

교부시대부터 실제적 현존 교리는 열띤 논쟁의 결과로서 발전되다가 결정적으로 트리엔트공의회에서 다음과 같이 명백히 공언하고 있다.

“지극히 거룩한 성체 성사 안에서,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축성하신 빵과 포도주의 감각적인 사물의 형상 아래 참으로, 실재적으로, 실체적으로 현존하신다”(「신앙 규정 편람」(DS) 1636).

실제로 교회는, 빵과 포도주의 축성을 통하여 빵과 포도주의 실체 전부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바뀌는 변화가 일어난다고 언제나 믿어 왔다. 다시 말하면 빵과 포도주의 ‘형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채로 한 실체에서 다른 실체로 변한다고 믿는 것이다. 미사 중에 거행되는 이 성사를 통하여 축성된 빵과 포도주의 외적인 형태는 그대로 남아 있지만, 빵과 포도주의 실체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인 성체와 성혈로 변화된다(「신앙 규정 편람」(DS) 1652)고 교회는 가르치고 있다.

빵과 포도주의 형상 속에 그리스도의 현존이 ‘실제적’이라 불리는 것은, 마치 다른 형태의 그리스도의 현존 방식이 ‘실제적’이 아닌 것처럼 배타적 의미로서가 아니라 그 현존이 탁월한 것이기 때문이다(「신앙의 신비」 39항; 미사 없는 영성체와 성체 신심 예식서, 6항). 성찬례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빵과 포도주뿐이므로, 그리스도 성체의 실제적 현존 교리는 충실한 신앙을 통해서만 받아들일 수 있다.


■ 성체를 모시는 자세

그렇다면 성체를 모시기 위하여 신자들은 어떤 마음과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성체를 신자들에게 분배하는 이유의 하나는, 성체가 “우리를 일상의 잘못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대죄를 짓지 않게 해 주는 방어책”이기 때문이다(「구원의 성사」 80항). 그러기 위해서 모든 신자는 자신을 깊이 성찰하여야 하며, “중죄를 자각하는 이는 고해성사를 먼저 받지 아니하고서는 미사를 거행하지도 주님의 몸을 영하지도 말아야 한다”(「구원의 성사」 81항).

거룩한 미사 거행에 참여하는 모든 신자는 지극한 정성과 합당한 마음으로 성체를 받아 모시고, 최상의 흠숭으로 경배하며, 최고의 존경을 드리는(교회법 제898조, 「구원의 성사」 83항 참조) 마음을 지녀야 한다. 법으로 하자가 없는 세례 받은 신자는 무릎을 꿇거나 서서 영성체할 수 있다. 그러나 서서 영성체할 때는 같은 규정에 따라 성사를 모시기 전에 마땅한 공경을 표시한다(「구원의 성사」 90항). 모든 신자는, 바란다면, 입으로 성체를 받아 모실 권리가 있지만, 영성체하는 이가 손으로 성체를 받아 모시기를 바랄 경우, 그 사람에게 거룩한 제병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영성체하는 이가 교역자 앞에서 제병을 먹게 함으로써, 어느 누구도 성체를 손에 들고 멀리 나가지 못하게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신성 모독의 위험이 있다면, 신자들의 손에 성체를 주지 말아야 한다(「구원의 성사」 92항). 신자들이 성체를 받아 모실 때 성반을 사용함으로써 거룩한 제병이나 그 조각이 떨어지는 위험을 막아야 한다(「구원의 성사」 93항). 성찬의 잔치 중에 신자들에게 표징의 충만함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전례서에 규정된 경우 평신도들에게도 양형 영성체가 허락될 수 있다(「구원의 성사」 100항). 하지만 평신도들에게 양형 영성체를 집전하려면 여러 가지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며, 이는 누구보다도 교구장 주교가 판단하여야 한다. 거룩한 빵과 포도주를 모독할 위험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구원의 성사」 100-101항).

그러나 많은 대중 앞에서 거룩한 미사를 거행할 때에 교리와 규율에 속하는 문제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고려하지 않고 영성체하러 나오거나, 때때로 미사 때에 성체를 받아 모신 부모가 졸라대는 아기에게 성체 일부를 나누어 주거나, 성체를 모시는 척하며 몰래 집으로 가져가거나, 가톨릭신자가 아니거나 심지어는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들까지도 잘 모르고 와서 영성체하러 나오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구원의 성사」 83-84항 참조). 하지만 어느 누구도 법 규범을 거슬러 성체를 자기 집이나 다른 어떤 장소에 가져갈 수 없다. 또한 신성 모독의 목적으로, 축성된 성체를 제의실이나 부적절한 장소 또는 땅바닥에 내던지는 행위, 또는 그것을 모독하거나 불로 태워 훼손하는 행위도 중대한 범죄(graviora delicta)임을 명심하여야 하며 그런 자는 누구든지 규정된 형벌을 받는다(「구원의 성사」 107항 참조).

교회는 성체가 모독되고 훼손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온갖 위험에서 최대한 예방해야 하며(교회법 제938조 3항 참조) 교회의 영적 세습 자산과 권리를 보호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런 개별 범죄나 심각하고 중대한 행위에 대해 교회법은 다음과 같이 준엄하게 경고하고 있다.

“성체를 내던지거나 독성의 목적으로 뺏어 가거나 보관하는 자는, 사도좌에 유보된 자동 처벌의 파문 제재를 받는다. 성직자는 그 외에도 다른 형벌로도 처벌될 수 있고, 성직자 신분에서의 제명 처분도 제외되지 아니한다”(교회법 제1367조).

나아가 “공연이나 공중 연설 중에 또는 공개적으로 유포되는 글이나 기타 사회 홍보 매체를 이용하여, 모독을 공언하거나 미풍양속을 심하게 해치거나 또는 종교나 교회에 대하여 모욕을 표현하거나 증오나 경멸을 도발하는 자는 정당한 형벌로 처벌되어야 한다”(교회법 제1369조). 이런 중대한 범죄는 지체 없이 바티칸 신앙교리성에 알려야 한다(「구원의 성사」 179항). 또한 이에 대한 사면은 신앙교리성에 오로지 유보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구원의 성사」 132항 참조).

따라서 모든 신자는 미사 거행에서든 미사 밖에서 이루어지는 성체 공경에서든 그리스도의 실제적 현존에 대한 생생한 인식을 특별히 길러야 하고, 신앙인의 어투나 몸짓, 자세와 행동을 통하여 그러한 인식을 보여 주도록 주의해야 한다(「주님 저희와 함께 머무소서」 18항).

우리는 영성체할 때마다 성체 안에 계신 주님의 현존을 굳세게 믿으면서 그분을 받아 모시기 전에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하고 말하며 성체 공경과 신심을 더욱더 고양시켜야 하겠다.

 



안봉환 신부 (주교회의 홍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