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나바위 입국 170주년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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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09-07 조회 2,592회본문
하느님의 섭리와 첫 마음을 지닌 영광의 땅 나바위 나바위 성지는 김대건 신부의 첫 마음이 스며있는 거룩한 땅이다. 이 곳에 오면, 주님의 손길이 지친 순례자의 영혼을 토닥이듯 잔잔한 평화와 위로가 스며온다. 숲속에 앉아 있듯 나무 향 가득한 성체조배실과 성경이어쓰기 방은 공동체의 뿌리 깊은 신심을 대변하고 있다.
나바위 성지와 성당은 성지순례와 피정의 집으로, 기도하며 마음의 찌꺼기를 씻어주는 영혼의 쉼터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김대건 신부가 상해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로 서품 받고 귀국하여 첫 발을 디딘 영광의 땅 나바위. 성당 뒤편 화산(華山)에는 당시 김대건 신부 일행이 타고 왔던 라파엘 호를 본뜬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기념비는 마치 김대건 신부가 입국하던 그날의 감격스런 첫 마음을 기억하라는 표지처럼 우뚝 솟아 있다.
금년은 김대건 신부가 나바위에 입국한지 170주년이 되는 해이다. 기념행사 준비에 혼신을 쏟고 있는 김경수(사도요한)주임신부를 만나 보았다.
▷김대건 신부 일행 나바위 입국 170주년 기념행사는 어떻게 준비하는지요?
“나바위 성지는 교구에서 유일하게 김대건 신부와 관련된 성지이다. 본당 교우들도 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막상 우리 교구 신자들은 이곳을 찾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타 교구나 일반인들이 더 많이 찾고 있다. 오는 9월 20일( 김대건 신부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에 있을 ‘김대건 신부 나바위 입국 170주년 기념행사’에는 많은 교구민들이 함께하길 바란다. 이날 익산 북지구 6개 본당 천 여 명의 신자들이 함께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나눔 잔치를 할 계획이다. 기념품도 준비했으니 많이 와서 축하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김대건 신부 일행이 1845년 10월 12일 밤, 나바위로 입국했기에 올해 10월 12일에는 8회째가 되는 김대건 신부 일행 나바위 착지(着地) 기념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 나바위 피정센터에 김대건 신부님과 관련된 피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김대건 신부의 정신은 오늘도 이 시대가 요구하고 있고, 김 신부의 역사적 발자취가 새겨진 현장에서 신앙교육을 하는 것은 대단히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각 본당 제 단체나, 레지오 팀 등 피정을 원하는 단체들을 위한 1일 및 1박 2일 피정을 준비하고 있다. 김대건 성인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섭리와 부르심을 깨닫고, 첫 마음을 일깨우는 피정이다. 피정자들은 김대건 신부 입로에서 나바위 착지까지 걸어오면서 성인의 정신을 묵상하고 강의와 기도, 자연묵상을 통해 자신을 깨우는 시간이 될 것이다.”
▷ 나바위 성지를 통해 알리고 싶고, 후대에 남기고 싶은 신앙 유산은 무엇인지요?
“나바위는 하느님 섭리의 성지이며 첫 마음의 성지이다. 주님이 나를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신다는 하느님 섭리에 대한 신뢰이다. 김대건 신부의 대표적인 덕목으로 ‘용덕’(勇德)을 이야기 한다. 어떠한 위험에도 굴하지 않고 굳건한 믿음으로 나아가는 덕목이다. 바로 이곳 나바위는 그러한 김신부의 용덕을 느낄 수 있는 성지이다. 주님께서 태풍을 이용하여 신부님을 가장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셨음을 생각하며, 이곳을 찾는 이들이 우리 삶 안에서 만나는 십자가를 새롭게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한 세 분 성직자가 사목의 첫발을 내딛으며 품었을 순수한 열정을 생각하며, 우리 각자도 이분들을 통해 식어진 첫 마음을 되찾고 다시금 힘차게 신앙의 여정을 시작했으면 한다.”
나바위 공동체는 1929년 당시엔 전국에서 가장 큰 본당으로 3천 여 명의 신자 수를 기록하였고, 한국전쟁 중에도 미사가 끊이지 않은 유일한 본당이었다. 장구한 세월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굳게 선 나바위 공동체는, 잠자는 영혼들을 깨우는 이 시대의 파수꾼으로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글 : 신현숙, 사진 : 길용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