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교구의 작은 교회 공소를 찾아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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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9-03-08 조회 2,796회본문
상지원은 60평 규모의 공소와 주변의 교육관, 수녀원, 사제관, 영보 은혜의 집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의 공소 건물은 1983년에 세 번째로 지은 것으로,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과 국비를 보조받아 비용을 충당했으며 일손도 보탰다고 한다.
상지원 공소에는 현재 67세대가 살고 있는데 60~80대가 대부분이며, 2세인 40~50대는 4세대 정도 된다.
1990년 대 초 까지만 해도 주민 수가 200명이 넘었고 주일에는 성당 안의 장궤 의자 24개로도 부족할 정도로 신자들이 모였으나 지금은 남녀 혼성 쁘리시디움 1개만이 주일미사 후에 회합을 하고 있다.
주님 부활 대축일, 성모 승천 대축일, 주님 성탄 대축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에는 공소 식구들이 한데 모여서 장만한 음식을 나누는 잔치가 벌어진다.
공소 식구들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자연히 장례도 많이 치르게 되는데 상이 나면 연도를 보통 3일 내내 20여 회 바친다고 하니 주민들 간의 끈끈한 정이 느껴진다.
공소 미사 전 기도로 사순 시기에는 십자가의 길을, 위령 성월에는 짧은 연도를, 나머지 전례시기에는 묵주기도 5단을 주일을 제외하고 매일 바치며 기도생활도 열심히 하고 있다. 상지원 공소에 사제가 상주한 지는 17년 정도 되었으며 매일 오전 9시 30분에 미사가 있고 미사 참례 인원은 평일에는 25명 남짓, 주일에는 60명 정도 된다. 상지원의 산 증인으로 마을대표와 공소회장으로 각각 20여 년씩 봉사하신 토마 형제(72세)는 원래 개신교 신자였다가 1975년에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자가 되었다.
토마 형제는 “아침에 눈뜨면 기도로 시작하여 묵주기도를 바치고 성경을 매일 읽으며 미사도 집에 있으면 항상 참례하지.”라고 지난 일들을 회상하셨다.
현재 회장이신 이 아우구스티노 형제(73세)는 “우리 공소는 전국 8도에서 모인 사람들이라서 외로움도 많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어. 가난해도 나누고 인정도 많으며 품앗이로 김장과 밭일도 돕고 살아. 나이가 많아도 양로원 봉사도 하고.”라며 상지원 공소의 자랑거리도 빼놓지 않으셨다.
두 분께 신앙과 생활의 관계를 여쭤보았더니, 토마 형제는 “신앙의 실천이 중요하지. 나는 기도와 미사를 통해 체험과 응답을 받았어.”라고 말씀하신다. 아우구스티노 형제는 “내 욕심을 채워달라는 기도는 안 들어주시더라고. 수녀원 지붕보수 공사를 할 때 많이 어려웠는데 기도했더니 도움을 받을 수 있더라고…”라며 자신의 경험을 나눠주셨다. 작년 11월에는 새 신부님의 미사와 안수가 있었는데 공소가 생긴 이래로 처음이어서 많은 분들이 기뻐했다고 한다.
현재 공소에는 노인요양시설로 ‘영보 은혜의 집’이 운영되고 있다. ‘영보 은혜의 집’은 상지원 안의 노약자를 위한 시설로 1988년 완공되어서 이듬해인 1989년부터 입소자를 받았으며 현재 외부 입소자를 포함해서 10명이 생활하고 있다. 공소와 같은 울타리 안에 있어 ‘영보 은혜의 집’의 김장, 텃밭 가꾸기 등 자잘한 일거리를 공소 형제, 자매들이 내 일처럼 돕고 있다.
신앙 안에서 늘 감사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상지원 공소가 공소를 지켜온 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주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공동체로 오래도록 남아있기를 소망해본다.
취재 : 이미원 미카엘라(교구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