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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주제로 박사학위 받은 전주교구 서석희 신부[가톨릭신문 2017-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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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09-29 조회 2,32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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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주제로 박사학위 받은 전주교구 서석희 신부

“하느님을 찾고 만나는 영적체험
영화 ‘킹콩’ 보면서도 할 수 있죠”

‘영화 속 그리스도교적 체험’ 논문
복음적 시각으로 영화 본다면
종교영화 아니라도 영적 체험
‘글래디에이터’ ‘벤허’ 등
성경 속 서사형식과 일치

발행일2017-09-10 [제3061호, 12면]

최근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영상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서석희 신부(전주교구 홍보국장)는 관객들이 영화관을 기도와 묵상의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굳이 ‘종교영화’가 아니더라도, 복음적 시각으로 영화를 볼 때 관객들은 종교적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 신부의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영화 속 그리스도교적 체험’이다. 영화 속 종교적 체험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영화가 주는 다양한 체험과 의미를 그리스도교적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기준과 분석틀을 제시한 논문으로 관심을 모은다.

“포럼 등을 통해 영화를 복음적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노력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개인적인 ‘감상’에 그치기 쉽다는 것이지요. 그리스도교적 해석의 이론과 분석틀이 있어야 감상이 타당성을 갖출 수 있습니다.”

서 신부는 그 타당성을 구축하기 위해, 이른바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의 이론을 적용해서 영화를 복음적으로 읽는 방법을 제시한다. ‘상호텍스트성’은 모든 텍스트(언어, 그림, 영상, 글, 규약, 관습 등)는 서로 수용되고 변형돼 새로운 의미를 형성한다는 관점이다. 영화와 종교 각각의 텍스트들은 감독에 의해 수용, 변형, 조합돼 영화로 만들어지고, 관객은 영화 속 수많은 텍스트들의 조합을 주체적으로 수용한다는 것이다. 

“관객은 자신이 갖고 있는 가치 체계와 지식을 바탕으로 영화 속에 복원된 종교적인 메시지를 찾아내고 체험합니다. 그 메시지가 반드시 감독의 것과 일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영화 속 그리스도교적 체험은 관객의 몫입니다.”

서 신부는 이러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그리스도교의 성경과 전례, 영성이 영화 안에서 어떻게 복원되고, 관객을 그리스도교적 체험으로 이끄는지를 모색한다. 

“성경 구절이나 이야기, 인물이 어떻게 영화 속에 복원되는지, 성전(聖傳)으로서 전례와 성사들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차용되는지, 그리고 영화를 통해서 어떤 영적 체험이 가능한지를 연구한 것입니다.”
 

그의 분석에 의하면, 영화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의 줄거리는 ‘고통받는 의인의 서사’라는 성경 속 이야기의 서사 형식과 일치한다. ‘벤허’(Ben-Hur, 1959)는 전형적 ‘고통받는 의인의 서사’인 ‘요셉 이야기’(창세기 37-50장)를 영화로 복원한 것이고, 애니메이션 ‘볼트’(Bolt, 2008)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발견된다. 

영화 ‘바베트의 만찬’(Babette’s Feast, 1987)은 한 여인의 상차림을 통해 성찬식을 재현한다.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 1993)은 그리스도교의 전례시기에 따른 축일을 영화 속에서 복원했다. 

“흔한 야수영화로만 감상하는 킹콩(King Kong, 2005)도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묵상하게 하는 독특한 영적 체험을 선사합니다. 오락 영화에서도 분명히 그리스도교적 체험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걸 찾아내는 눈을 키워야 합니다.”

서 신부가 영화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부터였다. 할아버지가 전북 김제에서 영화관을 운영했던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접하고 사랑했다. 사제품을 받고서는 사목자의 관점에서 영화를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신학과 예술의 접목에 관심을 두게 됐다. 

“영화를 공부하다보니 소소한 부작용도 있네요. 영화를 즐겨야 하는데, 자꾸 분석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관심이, 신자들이 복음적으로 영화를 보고 그 과정을 통해서 하느님을 발견하고 신앙을 성숙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보람일 것입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